구급차가 다가올 때 사이렌은 높고, 멀어지면 낮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더 던져 보죠. 음높이가 떨어지는 그 순간은 구급차가 정확히 내 옆을 지나는 순간일까요? 아닙니다. 그리고 왜 아닌지를 따라가면, 교과서가 공식 한 줄로 넘어가 버린 자리들이 줄줄이 딸려 나옵니다.
도플러 효과는 이름이 익숙한 만큼 오해도 잘 붙습니다. 저는 이 주제를 설명할 때마다 학생들이 같은 곳에서 미끄러지는 걸 봅니다 — 소리가 빨라진다고 생각하는 지점이요. 거기서부터 시작합시다.
01소리가 빨라지는 게 아닙니다
공기 중에서 소리의 속력은 음원이 아니라 공기가 정합니다. 20℃에서 초속 343m 정도인데, 이 값은 음원이 가만히 있든 시속 200km로 달리든 바뀌지 않습니다. 소리는 공기 분자가 서로를 밀어 전달하는 파동이고, 얼마나 빨리 밀리는지는 공기의 온도와 성질만으로 정해지거든요.
그럼 무엇이 바뀔까요. 파장입니다.
음원이 한 번 진동할 때마다 파면 하나를 내놓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음원이 가만히 있으면 파면들은 동심원으로 고르게 퍼집니다. 그런데 음원이 움직이면, 다음 파면을 내놓는 순간 음원은 이미 조금 앞으로 가 있습니다. 새 파면의 중심이 앞으로 밀린 겁니다. 그러니 앞쪽에서는 파면들이 서로 따라붙어 촘촘해지고, 뒤쪽에서는 벌어집니다. 위 그림이 정확히 그 상황입니다.
파면 사이 간격이 곧 파장이고, 소리의 속력은 그대로인데 파장이 짧아졌으니 — 1초에 내 귀를 지나는 파면 수, 즉 진동수가 늘어납니다. 높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극단이 하나 나옵니다. 음원이 음속과 같은 속력으로 달리면 앞쪽 파장은 0이 됩니다. 파면들이 한 자리에 겹쳐 쌓이는 거죠. 공식에 넣으면 진동수가 무한대로 발산하는데, 이 발산은 음원을 점으로 보는 선형 근사가 깨지는 신호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파동이 겹쳐 충격파가 됩니다. 전투기가 지나갈 때 들리는 소닉붐이 이겁니다. 음속을 넘긴 뒤에는 파면들이 원뿔 뒤쪽 공간을 채우고, 그 원뿔 면은 파면들이 겹쳐 보강되는 경계 — 즉 충격파면 — 입니다. 이상적인 경우 비행기 앞쪽은 소리가 닿지 않는 침묵 구역이 되고요. 실제 대기에서는 기온·바람 차이로 굴절이 일어나 이 경계가 그리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도플러 효과에서 변하는 것은 파장과 진동수입니다. 소리의 속력은 끝까지 공기의 것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고르게 부는 바람은 도플러 효과를 만들지 않습니다. 음원과 나 둘 다 가만히 있고 정상적이고 균일한 바람만 분다면, 바람은 소리가 땅에 대해 나아가는 속력과 파장을 같은 비율로 바꿉니다. 둘의 비인 진동수는 그대로예요. 바람 부는 날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건 세기와 굴절 때문이지 음높이가 변한 게 아닙니다. (반대로 돌풍처럼 시간에 따라 변하는 바람은 소리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속 바꾸므로 실제로 미세한 음높이 떨림을 만듭니다. 대기 중에서 먼 소리가 흔들리게 들리는 이유 중 하나예요.)
비슷하게 소리가 커졌다 작아지는 것도 도플러가 아닙니다. 그건 그냥 거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것이고요. 도플러는 오직 음높이 이야기입니다.
02음원이 움직일 때와 내가 움직일 때는, 답이 다릅니다
여기가 공식 두 개를 나란히 적어 놓고 그냥 넘어가기 쉬운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두 공식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물리적으로 중요합니다.
음속을 v, 상대 속력을 u, 원래 진동수를 f₀라고 하면:
내가 음원에게 다가갈 때 f = f₀ × (v + u) / v
둘은 같지 않습니다. 상대 속도가 똑같아도 결과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소리에는 기준이 되는 매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기는 누가 움직이는지 알고 있어요.
물리적으로 벌어지는 일도 다릅니다. 음원이 움직이면 파장 자체가 변합니다. 공기 중에 실제로 촘촘한 파면이 새겨지는 거죠. 반면 내가 움직이면 파장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공기 중 파면 간격은 그대로인데, 내가 파면 쪽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더 자주 만나는 것뿐입니다. 결과가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두 식을 u/v로 펼쳐 보면 답이 나옵니다. 음원 이동 쪽은 1 + u/v + (u/v)² + …, 관측자 이동 쪽은 정확히 1 + u/v입니다. 차이는 (u/v)²부터 시작합니다. 일상 속력에서 u/v는 아주 작으니 제곱하면 더 작아져 사실상 구분이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이 두 경우를 뭉개고 살아도 됩니다.
그런데 속력을 올리면 차이가 튀어나옵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사이렌 계산기
기준 진동수 1000Hz인 사이렌을 예로 씁니다. 속력과 기온을 바꿔 보세요.
'지나가며 떨어지는 음정'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의 진동수 비를 반음 단위로 바꾼 값입니다(반음 = 진동수 비 21/12). 음속은 331.3 + 0.606 × 기온(℃) m/s로 계산했습니다 — 건조한 공기에 대한 근사식입니다. 기압은 (이상기체에서는) 음속을 바꾸지 않습니다. 습도는 바꾸는데, 한여름 포화 상태에서도 기온 5~6℃분 정도라 이 계산기에서는 무시했습니다.
슬라이더를 오른쪽 끝까지 밀어 보면 마지막 칸이 눈에 띕니다. 시속 60km에서는 '음원이 움직이는 경우'와 '내가 움직이는 경우'가 3Hz도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속 300km에서는 78Hz쯤 벌어집니다. 반음 하나가 넘는 차이예요. 상대 속도는 똑같은데 말이죠.
03그래서, 언제 낮아지나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사이렌은 언제 낮아지나요.
핵심은 이겁니다. 도플러 효과에 들어가는 속력은 구급차의 속력이 아니라 나를 향해 다가오는 방향의 속력 성분입니다. 구급차가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내가 도로 옆에 서 있다면, 차가 멀리 있을 때는 거의 정면으로 다가오니 성분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차가 내 앞을 지나는 순간에는 진행 방향이 나에 대해 수직입니다. 나에게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순간이죠.
그 순간 도플러 이동은 0입니다. 즉 사이렌의 원래 음높이가 들립니다.
그러니 정답은 이렇게 됩니다. 음높이는 계단처럼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동안 높은 음에서 시작해 연속적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최근접 지점에서 원래 음을 지나고, 멀어지면서 계속 낮아집니다. 우리가 "지나가면서 낮아졌다"고 느끼는 그 급격한 하강은 바로 최근접 지점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여기에 재미있는 단서가 하나 더 붙습니다. 소리는 날아오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 내가 '원래 음높이'를 듣는 순간은 구급차가 내 옆을 지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보다 거리 ÷ 음속만큼 늦은 순간입니다. 도로에서 10m 떨어져 있다면 약 0.03초. 사람이 알아채기는 어려운 지연이지만, 원리는 분명합니다 — 내가 듣는 음높이는 언제나 소리가 출발한 시점의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대신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하강이 얼마나 급한가는 내가 도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각도가 빠르게 변할수록 음높이도 빠르게 변하니까요. 도로 바로 옆 인도에 서 있으면 사이렌은 '삐욱' 하고 순식간에 꺾입니다. 100m 떨어진 건물 창가에서 들으면 같은 구급차의 같은 사이렌이 몇 초에 걸쳐 느긋하게 흘러내립니다. 대략 도로까지의 거리 ÷ 차의 속력 정도가 그 하강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다음에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 저는 이게 도플러 효과를 몸으로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봅니다. 공식보다 오래 남거든요.
파면이 어떻게 촘촘해지는지, 음원을 움직일 때와 관측자를 움직일 때 계기판의 숫자가 어떻게 갈라지는지는 직접 조작해 보는 게 제일 빠릅니다.
SIM 도플러 효과와 속도 측정음원과 관측자를 각각 움직여 진동수 변화를 비교 — 이 글 02·03절의 실습판 → SIM 탄성파의 전파 (종파와 횡파)
소리의 속력이 왜 매질의 것인지 — 파장·주기·진폭을 갈라 보며 확인 → SIM 탄성파의 투과와 반사
초음파가 되돌아오는 길 — 도플러 초음파와 스피드건이 왜 두 번 이동하는지 →
04도플러는 틀린 문제에 옳은 답을 냈습니다
이 효과에 이름을 남긴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티안 도플러입니다. 1842년 5월 25일, 프라하에서 왕립 보헤미아 학회에 논문을 발표했는데 — 회원 다섯 명이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논문 제목이 뜻밖입니다. 「쌍성과 그 밖의 몇몇 항성이 내는 색깔 있는 빛에 대하여」. 소리가 아니라 별의 색 이야기였어요. 당시 망원경으로 쌍성을 보면 두 별이 서로 보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었는데, 도플러는 이걸 두 별의 운동으로 설명하려 했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별은 파랗게, 멀어지는 별은 붉게 보인다고요.
진동수 이동을 유도한 그의 수학은 옳았습니다. 그런데 별 색에 대한 적용은 틀렸습니다. 별빛은 특정 진동수 하나가 아니라 넓은 스펙트럼이라, 전체가 조금 밀려도 눈에 보이는 색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눈에 보일 만큼 색이 변하려면 별이 광속에 가깝게 움직여야 하는데, 쌍성의 실제 속력은 그보다 한참 느립니다.
흥미로운 건 다음입니다. 네덜란드의 크리스토포루스 뷔스 발로는 도플러의 이 별 색 주장을 믿지 않았고, 반박하려고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빛은 다룰 수 없으니 소리로 하기로 하고, 1845년 2월 위트레흐트와 마르선을 잇는 철도에서 기관차에 무개차를 달아 관악기 연주자들을 태웠습니다. 연주자들은 한 음을 계속 붑니다. 선로 옆에는 음감 좋은 사람들이 서서 그 음을 듣고 적습니다.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우박과 눈이 쏟아져 연주자들이 제대로 불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6월에 다시 했습니다. 결과는 반박이 아니라 확인이었습니다 — 다가올 때 높고, 멀어질 때 낮았습니다. 뷔스 발로는 도플러의 별 색 해석에는 계속 반대했지만, 소리에 대해서는 도플러가 옳다는 것을 자기 손으로 보였습니다.
전해지는 서술로는 이때 관측자들이 다가오는 음을 반음 높게, 멀어지는 음을 반음 낮게 들었다고 합니다. 이 숫자를 거꾸로 계산해 보면 기차 속력이 나옵니다 — 한쪽 방향으로 반음이 움직이려면 시속 약 70km입니다. 1845년치고는 빠른데, 이 실험의 기차를 시속 40마일(약 64km)로 전하는 다른 서술도 있으니 자릿수는 맞습니다. 다만 '반음'이라는 값 자체가 2차 서술에서 온 것이라, 저는 딱 이 정도의 무게로만 읽습니다.
05빛에서는 규칙이 바뀝니다
도플러가 원래 겨냥한 것은 빛이었습니다. 그런데 빛의 도플러 효과는 소리와 구조가 다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빛에는 매질이 없습니다. 소리에서 두 공식이 갈라진 것은 공기라는 기준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빛에는 그런 기준이 없으니, "누가 움직이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직 상대 속도만 남습니다. 그래서 광원이 다가오는 경우와 관측자가 다가가는 경우가 완전히 같은 답을 줍니다.
그 답이 상대론적 도플러 공식입니다. 속력을 광속으로 나눈 값을 β라고 쓰면:
그런데 이 식을 오래 보고 있으면 좀 놀라운 게 보입니다. 앞에서 본 소리의 두 공식을 β로 다시 쓰면 하나는 f₀(1 + β), 다른 하나는 f₀/(1 − β)였습니다. 이 둘을 곱해서 제곱근을 씌우면 — 정확히 위 식이 됩니다. 빛의 도플러 효과는 소리의 두 공식의 기하평균입니다.
기억하기 좋은 사실이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면 안 됩니다. "어느 쪽이 움직이는지 물을 수 없으니 답이 중간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지는데, 대칭성이 요구하는 것은 그보다 약합니다 — 다가갈 때와 멀어질 때의 계수를 곱하면 1이 되어야 한다는 조건뿐이고, 이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는 기하평균 말고도 무수히 많습니다. 하필 기하평균인 이유는 대칭성이 아니라 시간 지연 인자 1/γ에서 나옵니다. 로런츠 변환을 풀어야 나오는 결과라는 뜻이죠. 애초에 소리의 두 공식은 매질을 전제해야 정의되는 것이라, 둘을 평균한다는 발상 자체가 미리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소리에서는 음원이 나에 대해 수직으로 지나가는 순간 이동이 0이었죠(§03). 빛에서는 0이 아닙니다. 수직으로 지나가는 광원도 진동수가 낮아져 보입니다. 시간 지연 때문이에요 —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가고, 광원의 진동도 그 시계를 따르니까요. 이 횡 도플러 효과는 고전 물리에는 아예 없는 항목입니다. 1938년 아이브스와 스틸웰이 수소 이온 빔의 스펙트럼선을 앞뒤로 나란히 찍어 시간 지연에서 오는 2차 항을 확인했고 — 이건 엄밀히는 종방향 관측입니다 — 광원을 정말 옆에서 90도로 관측한 직접 실험은 1979년 하셀캄프 연구진이 해냈습니다.
덧붙이면, "수직으로 지나가는 순간"이 어느 프레임에서 수직인지에 따라 부호가 갈립니다. 위 문장은 §03의 소리 이야기와 같은 기준 — 내가 보는 방향, 즉 빛이 출발한 시점의 위치가 수직일 때 — 이고, 이때 진동수는 1/γ배로 낮아집니다.
06이 효과로 무엇을 재고 있나
도플러 효과는 자연 현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측정 도구가 됐습니다. 원리가 같아 한 묶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스피드건과 기상 레이더. 여기엔 반전이 있습니다. 전파가 차에 닿을 때 한 번, 차에 반사돼 돌아올 때 또 한 번 이동합니다. 두 번 이동하니 이동량도 대략 두 배입니다. 엄밀히는 왕복 이동이 (1+β)/(1−β)배여서 '두 배'는 일차 근사고, 앞 절에서 따진 2차 항이 여기서도 살아 있습니다 — 다만 자동차 속력에서는 무시할 만합니다. 기상 레이더도 같은 방식으로 빗방울이 다가오는지 멀어지는지를 읽어 바람의 흐름을 그립니다.
- 도플러 초음파. 병원에서 혈류를 보는 장치입니다. 초음파를 쏘면 움직이는 적혈구에 부딪혀 되돌아오는데, 그 진동수 변화로 피가 어느 쪽으로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 계산합니다. 이것도 반사이니 두 배 이동이고요. 그리고 §03과 같은 이유로 탐촉자를 혈류에 얼마나 비스듬히 대는지가 값에 그대로 들어갑니다(cos θ). 검사자가 각도를 맞추는 게 이 검사의 핵심인 이유입니다.
- 외계 행성 찾기. 행성이 별을 도는 게 아니라, 엄밀히는 둘이 공통 무게중심을 함께 돕니다. 그래서 별도 조금씩 우리 쪽으로 왔다 갔다 하고, 별빛 스펙트럼선이 그만큼 앞뒤로 흔들립니다. 1995년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가 51 페가시별에서 이 흔들림을 잡아내 태양 같은 별을 도는 첫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흔들림의 크기는 초속 59m — 사람이 전력으로 달리는 속력의 몇 배쯤 되는, 별 치고는 터무니없이 작은 움직임입니다. 이 발견으로 두 사람은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주 같은 칸에 놓이지만, 조심해야 할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먼 은하의 적색이동입니다. 흔히 "은하가 멀어지니 빛이 붉어진다, 도플러 효과다"라고 설명하고, 반대로 "그건 도플러가 아니라 공간이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정정하는 설명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둘 다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2009년 번과 호그는 우주론적 적색이동을 수많은 미세한 도플러 이동이 쌓인 것으로 보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고 논증했습니다. 광자가 지나가는 길에 함께 움직이는 관측자들을 촘촘히 세워 두면, 각 구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평범한 도플러 이동이라는 거죠. 반면 '공간이 늘어난다'는 설명은 국소적으로는 언제나 평평한 좌표계를 쓸 수 있다는 상대성이론의 핵심을 가린다고 지적합니다. 중요한 건 이 논쟁의 성격입니다 — 물리에 대해서는 모두가 같은 답을 냅니다. 다툼은 그 물리에 어떤 말을 붙일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니 "도플러냐 아니냐"는 질문은 애초에 판정이 나지 않는 질문입니다. 대신 확실히 틀린 것이 있습니다. 적색이동 값 z에 광속을 곱해 후퇴 속도를 구하는 계산(v = cz)은 z가 조금만 커져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건 정확한 관계식이 아니라 z가 작을 때만 통하는 1차 근사거든요. 데이비스와 라인위버는 z가 0.3 정도까지는 쓸 만하지만 요즘의 높은 적색이동 관측에는 부적절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왜 틀리는지를 두고 흔히 붙는 설명이 하나 있는데, 그 설명 자체가 오해입니다. "그 계산대로면 후퇴 속도가 광속을 넘어 버리니까 안 된다"는 이야기요. 팽창하는 우주에서 후퇴 속도가 광속을 넘는 것은 금지된 일이 아닙니다. 표준 우주론에서 z가 대략 1.5를 넘는 은하들은 실제로 광속보다 빠르게 멀어지고 있고, 그래도 상대성이론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 상대성이론이 금지하는 것은 내 옆을 지나가는 물체가 광속을 넘는 일이지, 멀리 떨어진 좌표 사이의 거리가 빠르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방향이 반대입니다. z가 1쯤 되는 은하의 실제 후퇴 속도는 cz보다 작습니다. v = cz는 광속을 넘겨서 틀린 게 아니라, 잘라 쓴 근사식이라서 틀립니다.
저는 이 대목을 학생들에게 꼭 짚어 줍니다. 같은 공식이 어디까지 통하는지를 아는 것이, 공식을 아는 것보다 대개 더 어렵고, 더 요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틀린 답을 바로잡는 설명조차 틀릴 수 있다는 것도요.
- 변하는 건 파장 — 소리의 속력은 매질(공기)이 정하고, 음원이 움직여도 바뀌지 않는다. 20℃에서 약 343m/s.
- 두 경우는 다르다 — 음원 이동은 f₀·v/(v−u), 관측자 이동은 f₀·(v+u)/v. 차이는 (u/v)²부터 나타나므로 일상 속력에서는 거의 같고, 시속 300km에서는 78Hz쯤 벌어진다(20℃ 기준).
- 지나가는 순간이 아니다 — 도플러 이동에 들어가는 건 시선 방향 속력 성분이다. 최근접 지점에서 이동은 0(원래 음높이)이고, 음높이는 계단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미끄러진다. 하강이 급한지 느긋한지는 도로에서의 거리로 정해진다.
- 도플러 효과가 아닌 것 — 소리의 세기 변화, 그리고 고르게 부는 바람. 정지한 음원·관측자 사이에서 정상·균일한 바람은 음높이를 바꾸지 않는다(돌풍처럼 변하는 바람은 미세한 떨림을 만든다).
- 빛은 규칙이 다르다 — 매질이 없어 상대 속도만 남고, 두 경우가 같은 답을 준다. 그 값은 소리의 두 공식의 기하평균인데, 하필 기하평균인 이유는 대칭성이 아니라 시간 지연 인자 1/γ에서 나온다. 수직으로 지나가는 광원도 이동이 0이 아니다(횡 도플러).
- 측정 도구로 — 스피드건·도플러 초음파는 반사 때문에 이동량이 대략 두 배(엄밀히는 일차 근사), 초음파는 탐촉자 각도(cos θ)가 값에 들어간다. 시선속도법으로 1995년 51 페가시 b 발견(흔들림 초속 59m).
- 우주 적색이동 — '도플러냐 공간 팽창이냐'는 해석 문제이고 물리는 같다. v = cz는 z가 작을 때만 쓰는 1차 근사인데, 광속을 넘겨서 틀린 것이 아니다 — 팽창 우주에서 후퇴 속도가 광속을 넘는 것(z ≳ 1.5)은 정상이다.
도플러 효과는 교과서에서 공식 두 줄로 끝나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그 두 줄을 왜 두 줄로 써야 했는지 물으면 매질이 나오고, 지나가는 순간을 물으면 각도가 나오고, 빛으로 옮기면 상대성이론이 나옵니다. 사이렌 소리 하나에 물리학의 절반이 걸려 있는 셈입니다. 다음에 구급차가 지나갈 때, 음높이가 정확히 어디서 꺾이는지 한 번 들어 보시길.
이 글의 근거 — 1차 자료
- 도플러의 1842년 논문. Doppler, C. (1842). Über das farbige Licht der Doppelsterne und einiger anderer Gestirne des Himmels(「쌍성과 그 밖의 몇몇 항성이 내는 색깔 있는 빛에 대하여」). 1842년 5월 25일 프라하에서 왕립 보헤미아 학회(Royal Bohemian Society of Sciences)에 발표, 정회원 5명 참석. 발표 경위·제목, 그리고 "별의 운동이 별의 넓은 스펙트럼 색을 바꾼다는 그의 가정은 틀렸지만 진동수 이동에 대한 유도는 옳았다"는 평가는 Nolte, D. D. (2020). The fall and rise of the Doppler effect. Physics Today, 73(3), 30–35, DOI 10.1063/PT.3.4429에서 확인. 단, 본문에 함께 적은 두 번째 이유(눈에 띌 색 변화에는 광속에 가까운 속력이 필요하다)는 이 기사에 나오는 서술이 아니라, 쌍성의 궤도 속력이 광속의 10-4 수준이라는 점에서 나오는 별도의 물리적 사실이다.
- 뷔스 발로의 1845년 실험. 위 Physics Today 기사에 따르면 1845년 2월의 추운 아침 위트레흐트–마르선 구간에서 무개차에 관악기 연주자를 태워 시행했고, 우박과 눈 때문에 6월에 다시 했으며, 관측자들은 다가오는 음을 반음 높게·멀어지는 음을 반음 낮게 들었다.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Utrechtse muurformules — Christophorus Buys Ballot 페이지도 기관차 + 무개차 + 관악기 연주자, 위트레흐트에서 마르선 구간, 다가올 때 높고 멀어질 때 낮게 들렸다는 구성을 같이 전한다. 다만 이 대학 페이지는 음정 차이를 수치로 적지 않는다 — 즉 '반음'은 위 Physics Today 서술에 근거한 2차 정보다. 그 서술은 반음을 각 방향마다("the approaching note a half-tone higher and the receding note a half-tone lower") 말하므로, 본문 §04의 역산도 그 읽기를 따라 시속 약 70km로 적었다. 역산은 v = 343m/s, 반음 = 진동수 비 21/12 ≈ 1.0595 기준(→ 69.3km/h). 이 실험의 기차를 시속 40마일(약 64km/h)로 전하는 독립적 서술(Bridgman, arXiv:0710.0671 §IV.B)도 같은 읽기와 맞아떨어진다 — 같은 글이 음높이 변화를 "약 5%"로 전하는데, 시속 40마일이면 u/v = 5.2%이고 한쪽 방향 반음은 5.9%라 서로 들어맞는다.
- 음속의 기온 의존. 본문과 계산기가 쓴 근사식은 건조한 공기에 대한 v ≈ 331.3 + 0.606 × T(℃) m/s이며, 20℃에서 343.4m/s를 준다. 이는 이상기체에서 v = √(γRT/M)을 섭씨 0℃ 근방에서 1차로 펼친 표준적인 결과다(계수는 331.3/(2×273.15) = 0.6064). 기압과 습도는 서로 크기가 다르다 — 이상기체에서 음속은 온도만의 함수라 기압 의존성이 없고(실제 공기의 보정도 95~105kPa 범위에서 상대적으로 10-5 수준), 습도는 그보다 훨씬 커서 101.325kPa 포화 상태 기준 20℃에서 약 +1.25m/s, 35℃에서 약 +3.1m/s(기온 5℃분 남짓)다. 초고에서 둘을 "조금 영향을 준다"고 뭉뚱그린 것을 검수 후 갈라 적었다. 습도·기압 모형은 Cramer, O. (1993). The variation of the specific heat ratio and the speed of sound in air with temperature, pressure, humidity, and CO₂ concentration. JASA, 93(5), 2510–2516의 식으로 계산했다. 다만 이 식의 검증 범위는 0~30℃이므로 35℃ 값은 외삽이다.
- 고전 도플러 두 공식의 비대칭. 음원 이동 f = f₀v/(v−u), 관측자 이동 f = f₀(v+u)/v. 전자를 u/v로 전개하면 1 + u/v + (u/v)² + …이고 후자는 정확히 1 + u/v이므로 차이는 2차항부터다. 계산기의 숫자는 이 두 식과 위 음속식으로 브라우저에서 직접 계산한 값이다(예: 20℃·60km/h에서 1051Hz / 954Hz / 1049Hz, 300km/h에서 음원 이동 1320Hz 대 관측자 이동 1243Hz, 두 값의 차이는 반음 약 1.05개).
- 최근접 통과 시점의 이동이 0인 이유. 관측되는 진동수는 음원 속도의 시선 방향 성분(u cos θ)으로 정해진다. 최근접 지점에서 속도는 시선에 수직이므로 성분이 0이고 원래 진동수가 관측된다. 다만 그 소리가 귀에 닿는 시각은 방출 시각보다 (거리 ÷ 음속)만큼 늦다 — 도로에서 10m면 약 0.03초. 하강에 걸리는 시간의 어림값(도로까지 거리 ÷ 차의 속력)도 같은 기하에서 나온다.
-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와 기하평균 관계. √((1+β)/(1−β))는 (1+β)와 1/(1−β)의 기하평균이며, 이 두 값이 각각 관측자 이동·음원 이동에 해당하는 고전 표현이다(대수적으로 자명한 항등식). 다만 이 관계를 "대칭성 때문에 답이 중간일 수밖에 없다"로 설명하면 과하다. 상호성이 요구하는 조건은 D(β)·D(−β) = 1뿐이다. 고전 두 식은 각각 (1+β)(1−β) = 1−β² ≠ 1, 1/(1−β²) ≠ 1이어서 이 조건에서 탈락하지만,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는 기하평균 말고도 exp(홀함수) 꼴로 무수히 많다. 하필 기하평균이 되는 것은 로런츠 변환의 1/γ에서 나온다. 게다가 고전 두 식은 매질을 전제해야 정의되므로 둘을 평균한다는 발상이 선험적으로 정당화되지도 않는다 — 본문 §05는 검수 후 이 점을 명시하도록 고쳤다.
- 시간 지연 항과 횡 도플러 효과의 실험적 확인. Ives, H. E., & Stilwell, G. R. (1938). An Experimental Study of the Rate of a Moving Atomic Clock. Journal of the Optical Society of America, 28(7), 215–226. — 운동하는 수소 이온의 스펙트럼선을 전방·후방으로 함께 관측해 두 선의 중점 이동에서 2차(시간 지연) 항을 확인했다. 엄밀히는 종방향 관측이며 횡방향 관측이 아니다. 광원을 90°에서 직접 관측한 최초의 실험은 Hasselkamp, D., Mondry, E., & Scharmann, A. (1979). Direct observation of the transversal Doppler-shift. Zeitschrift für Physik A, 289, 151–155 — 2차 계수로 0.52 ± 0.03(이론값 1/2)을 얻었다. 본문 §05는 이 구분을 반영해 고쳤다.
- 횡 도플러의 부호는 각도를 어느 프레임에서 재는지에 달려 있다. 관측자 프레임에서 방출 시점 방향이 90°이면 f = f₀/γ(적색이동), 광원의 순간 위치가 옆에 왔을 때 도달한 빛이라면 cos θ방출 = β여서 f = γf₀(청색이동)가 된다. 본문은 §03의 소리 기하와 같은 전자 기준을 쓴다고 명시했다.
- 반사에서 이동량이 '두 배'인 것은 일차 근사다. 왕복 이동의 정확한 값은 소리에서 (v+u)/(v−u), 전파에서 (1+β)/(1−β)이고, 상대 변화로 펼치면 2u/v + 2(u/v)² + …이다. 즉 2배는 첫 항일 뿐이며 §02에서 따진 2차 항이 여기서도 살아 있다(자동차·혈류 속력에서는 무시할 만하다 — 1540m/s 조직에서 1m/s 혈류면 오차가 0.07% 수준). 도플러 초음파의 표준 관계식 Δf = 2f₀v cos θ / c에 들어 있는 cos θ는 §03의 시선 방향 성분과 같은 항이며, 임상에서 각도 보정이 중요한 이유다. 초고에서 "두 배"를 단정한 것을 검수 후 고쳤다.
- 51 페가시 b. Mayor, M., & Queloz, D. (1995). A Jupiter-mass companion to a solar-type star. Nature, 378, 355–359. — 오트프로방스 천문대 ELODIE 분광기로 시선속도 흔들림을 검출. 반진폭 K = 59 ± 3 m/s, 주기 4.23일. 두 사람은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 우주론적 적색이동의 해석. Bunn, E. F., & Hogg, D. W. (2009). The kinematic origin of the cosmological redshift. American Journal of Physics, 77(8), 688–694. — 적색이동을 "무수히 많은 미세 도플러 이동의 누적"으로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공간의 늘어남' 서술은 국소적으로 민코프스키 좌표계를 쓸 수 있다는 상대성이론의 요점을 가린다고 논증한다. 저자들은 이것이 해석의 문제이고 물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There is no 'fact of the matter' about the interpretation") — 본문 §06을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지 않고 쓴 근거다.
- v = cz가 왜 틀리는지 — 그리고 흔한 오해 하나. Davis, T. M., & Lineweaver, C. H. (2004). Expanding Confusion: common misconceptions of cosmological horizons and the superluminal expansion of the Universe. PASA, 21(1), 97–109. — 고유 후퇴 속도는 v = H(t)D(t)로 모든 거리에서 성립하는 반면 cz = H₀D는 z가 작을 때의 1차 전개일 뿐이다. 논문은 v = cz를 "z ≲ 0.3까지는 좋은 근사지만 오늘날의 높은 적색이동 측정에는 부적절하다"(§3.2 각주 1)고 적는다. 그리고 표준 ΛCDM에서 z ≳ 1.5인 은하는 실제로 광속보다 빠르게 멀어지며 이는 상대성이론에 위배되지 않는다(국소 관성계에서 광속 초과를 관측하는 관측자는 없다). z = 1 부근에서 참값은 오히려 cz보다 작다. 이 글의 초고는 "그 계산대로면 광속을 넘으니까 틀렸다"고 적었는데, 그 논거 자체가 이 논문이 지목하는 대표적 오해여서 발행 전 검수에서 §06과 한 장 정리를 모두 고쳤다.
- 이 글이 일부러 쓰지 않은 것. 한국 구급차 사이렌의 법정 진동수는 확인된 1차 자료를 찾지 못해 쓰지 않았다. 계산기의 1000Hz는 계산을 보여 주기 위한 예시 값이며, 실제 사이렌은 두 음을 번갈아 내거나 진동수를 훑는 방식이 많다. 어느 쪽이든 도플러 이동은 모든 성분에 같은 비율로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