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풀과학

지구에는 곤충이 몇 종이나 살까요? — 163만 마리를 DNA로 센 뒤에 나온 '최소' 1400만 종

이름이 붙은 곤충은 약 100만~150만 종. 통용되던 추정은 약 600만 종. 새 논문은 적어도 그 두세 배라고 말합니다.

≈ 2030만 종 논문이 고른 대표값 (나무 잣대) ≈ 1420만 종 네 가지 잣대 중 가장 낮은 값 ≈ 600만 종 지금까지 통용된 추정 ≈ 100만~150만 종 이름이 붙은 곤충(집계마다 다름)

원의 넓이 ∝ 종 수 · 초록 = 이번 논문의 추정 · 점선 = 대표값PNAS 123(27) · 2026-06-29

지구에 곤충이 몇 종 사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름이 붙은 곤충은 약 100만 종(집계에 따라 150만 종까지)이고, 최근 여러 추정의 평균은 약 600만 종이었어요. 2026년 6월 29일 PNAS에 실린 논문은 이 숫자가 너무 낮다고 주장합니다. 코스타리카의 한 보호구역에서 덫에 걸린 곤충을 분류군을 가리지 않고 DNA로 읽어 163만 마리의 바코드를 얻은 뒤, "적어도 1400만~2000만 종"이라는 결론을 냈어요. 한 지역의 덫에서 지구 전체의 숫자까지 어떻게 건너갔는지, 논문 전문과 보충 데이터를 열어 단계마다 따라가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산은 투명하고 꽤 탄탄합니다. 다만 '최소'라는 말은 두 개의 큰 가정 위에 서 있어요.

01600만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왔나

곤충 종 수를 세려는 시도는 40년이 넘었습니다. 출발점으로 자주 꼽히는 건 1982년 테리 어윈의 추정이에요. 열대 나무 우듬지의 딱정벌레 자료에서 출발해, 곤충이 특정 나무에만 붙어 사는 정도를 가정해 키운 계산으로 육상 절지동물이 3000만 종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 논문도 이를 "대충 셈한 추측(back-of-the-envelope guess)"이라 부르면서 가장 도발적인 추정이었다고 적습니다. 이후 여러 방법으로 다시 셈한 추정들이 대체로 더 낮게 모였고, 2018년 나이절 스토크의 종설은 그 평균을 딱정벌레 약 150만, 곤충 약 550만, 육상 절지동물 약 700만 종으로 정리했어요. 같은 종설은 이름 붙은 곤충이 약 100만 종이니 80%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셈이라고 덧붙입니다.

예외도 있었습니다. 2023년 리·윈스는 겉모습으로는 한 종인데 유전적으로는 여러 종인 '숨은 종(은밀종)'을 반영하면 곤충이 약 2100만 종이 된다고 계산했어요(이번 논문의 요약). 이번 연구는 거의 같은 숫자에 전혀 다른 길로 도착했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둘게요. 이 이야기의 단위는 종입니다. 마리가 아니라요. 곤충 개체 수는 이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 논문을 소개한 한 한국어 기사는 제목에 "2000만 마리"라고 썼는데, 본문은 종으로 제대로 적었지만 제목만 보면 뜻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02덫 15개, 곤충 163만 마리, 5만 3,945종

무대는 코스타리카 북서부의 과나카스테 보호구역(ACG)입니다. 태평양 쪽 건조림(해발 300m)에서 운무림(1,300m)을 지나 분수령 너머 카리브 쪽 열대우림(575m)까지 약 100km를 잇는 곳이에요. 대니얼 잰즌과 위니 핼왁스가 1984년부터 현지 주민 출신 '파라택소노미스트'들과 함께 애벌레를 길러 온 곳이기도 합니다. 길러 낸 애벌레만 53만 마리가 넘어요.

연구진이 기초로 삼은 건 말레이즈 덫 15개입니다. 텐트처럼 생긴 그물 벽에 부딪힌 곤충이 위로 기어올라 꼭대기의 알코올 병으로 들어가게 만든 덫이에요. 덫 여섯 개는 세 생태계에 두 개씩 2년 동안, 나머지 아홉 개는 건조림과 열대우림이 섞이는 3헥타르 안에서 7년 동안 돌렸고, 매주 병을 거뒀습니다. 논문이 적은 합계는 69 덫-년(덫 하나가 1년 동안 돈 것을 1로 센 단위)이에요.

그리고 잡힌 곤충을 분류군을 가리지 않고 DNA 바코딩했습니다(아주 흔한 몇 가지 형태종만 5~24마리씩 골라 읽었어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COI)의 658염기쌍을 읽어, 서열이 거의 같은 것끼리 한 묶음(BIN, 바코드 색인 번호)으로 묶는 방식이에요. 2013~2021년에 약 193만 마리를 분석했고, 쓸 만한 서열이 나와 BIN을 받은 곤충이 1,633,855마리, BIN은 53,945개였습니다. 서열을 못 얻은 표본에도 다른 종이 섞여 있었을 수 있으니, 이것도 숫자를 낮게 세는 쪽의 요인이라고 논문은 적어요. 논문은 BIN을 종의 대리 지표로 씁니다.

BIN이 곧 종은 아닙니다. 논문도 그렇게 인정해요. 다만 이미 겉모습으로 종이 정해진 대규모 자료 여덟 개(벌·나비와 나방·물고기·새)에 BIN을 대 본 선행 연구에서는 89.2%가 정확히 맞았고, 한 종이 여러 BIN으로 쪼개진 경우가 2.7%, 여러 종이 한 BIN에 합쳐진 경우가 7.9%였어요. 합쳐지는 쪽이 더 흔하니 BIN 수는 종 수를 조금 적게 세는 경향이 있다는 게 논문의 판단입니다. 코스타리카의 대형 나비·나방류에서도 BIN이 종 수를 평균 약 10% 적게 셌다고 적어요.

그런데 163만 마리를 읽고도 끝이 아니었습니다. 열대 곤충은 대부분 드뭅니다. 채집을 늘리면 늘리는 만큼 한 마리씩만 잡히는 새 종이 계속 나와요. 그래서 질문이 바뀝니다. 우리는 거기 있는 종 가운데 몇 퍼센트를 본 걸까?

03못 본 종을 세는 법 — 세 개의 그물이 얼마나 겹치나

곤충 전체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한 무리를 골라 아주 깊게 팠어요. 고치벌과(Braconidae)의 한 아과인 고치벌아과(Microgastrinae)입니다. 주로 나비·나방 애벌레에 알을 낳아 그 몸을 먹고 자라는 작은 기생벌 무리로, 기생벌 가운데 종이 가장 많은 아과로 알려져 있어요. 이 무리만은 세 가지 경로로 모두 채집되고 바코딩돼 있었습니다.

ACG 고치벌아과의 세 채집 경로(2024년 12월 기준, 논문 결과 절). 세 경로를 합치면 표본 21,669마리, 관찰된 종 1,414개.
채집 경로표본(마리)종(BIN)
핵심 말레이즈 덫 15개(곤충 전체를 바코딩한 그 덫)3,781388
주변 말레이즈 덫 15개(고치벌아과만 골라 바코딩)6,515576
야외에서 모은 애벌레를 길러 나온 벌11,373889

세 경로의 종 목록은 놀랄 만큼 달랐습니다. 논문 그림 2의 벤 다이어그램을 보면 애벌레에서만 나온 종이 666개, 핵심 덫에서만 132개, 주변 덫에서만 246개예요. 세 경로에 모두 나온 종은 69개뿐이었습니다. 전체의 약 4분의 3이 한 경로에서만 잡힌 거예요. 그리고 1,414종 가운데 403종(29%)은 딱 한 마리만 잡혔습니다.

이 겹침이 곧 단서입니다. 서로 다른 그물 셋을 던졌는데 잡힌 종이 대부분 겹치지 않는다면, 어느 그물에도 안 걸린 종이 아직 많다는 뜻이거든요. 다만 경로마다 원래 잘 잡는 종이 달라서 겹침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애벌레 기르기는 나비·나방 애벌레에서 나온 벌만, 주변 덫은 다른 서식지를 봐요). 차오의 방법은 이런 '경로 간 치우침'을 고려하도록 만든, 단순한 겹침 계산보다 한 단계 정교한 방법입니다. 논문은 이 원리를 쓰는 대만 통계학자 앤 차오(공저자)의 추정법을 적용했습니다. 원래는 역학에서, 예를 들어 대만의 한 대학에서 A형 간염이 돌았을 때 혈청 검사·병원 신고·설문 세 경로로 찾은 환자 명단이 얼마나 겹치는지를 보고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한 전체 환자 수를 추정하던 방법이에요. 드물게 관찰된 것들의 빈도가 관찰되지 않은 것의 빈도를 알려 준다는 생각은 앨런 튜링에게서 나왔다고 논문은 적습니다(이 아이디어는 1953년 동료 I. J. 굿의 논문으로 발표됐어요). 이 계산에 필요한 건 벤 다이어그램의 숫자 일곱 개가 전부입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하한 추정 — ACG 고치벌아과는 적어도 2,394종(95% 신뢰구간 2,221~2,604). 세 경로를 다 합쳐도 많아야 약 59%쯤 본 셈이고, 어디에도 안 잡힌 종이 적어도 약 980개라는 추정입니다. 이 2,394도 신뢰구간이 있는 추정값이라, 표본 오차만으로도 실제 하한이 조금 아래일 수 있어요.
  • 점 추정 — 3,405종(2,493~5,088). 신뢰구간이 너무 넓어서, 연구진은 이후 계산을 모두 하한 쪽으로 진행했어요.

논문이 이 2,394를 '하한'이라 부르는 데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같은 장소에서 더 채집하면 드러날 수 있는 최소한이라는 뜻이에요. 덫을 다른 곳이나 나무 우듬지에 걸거나, 잎 속을 파먹는 애벌레까지 길렀다면 숫자는 더 늘었을 거라고 저자들은 적습니다.

04기생벌 한 무리로 곤충 전체를 가늠하다

이제 핵심 덫으로 돌아옵니다. 곤충 전체를 바코딩한 그 덫 15개가 잡은 고치벌아과는 388종이었어요. 그런데 이 지역 고치벌아과는 적어도 2,394종입니다. 그러니 핵심 덫은 고치벌아과의 약 16.2%만 본 셈이에요(388 ÷ 2,394 = 0.162).

여기서 이 연구의 첫 번째 큰 가정이 들어갑니다. 같은 덫이 다른 곤충들도 같은 비율로 덜 잡았다고 보는 거예요. 그러면 계산은 간단합니다.

53,945종 ÷ 0.162 ≈ 33만 3천 종 — 핵심 덫 15개가 본 것의 약 6배가 이 보호구역에 산다는 추정입니다.

정확한 값은 332,846종(306,847~364,963)입니다. 참고로 ACG에서 지금까지 바코딩된 표본은 약 250만 개, BIN은 9만 3천 개가 넘는데, 논문은 이것도 이 추정치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고 적어요.

이 가정은 얼마나 무리일까요? 논문이 내놓는 근거는 두 갈래입니다.

  • 고치벌아과가 유별난 무리는 아니다. 같은 상과의 다른 기생벌 아과 12개와 견주면, 두 채집 경로가 공유하는 종의 비율과 채집 완결도 모두 13개 중 5위로 중간쯤이었습니다(다른 아과 평균과 유의한 차이 없음). 다만 이 비교는 기생벌끼리의 비교라, 파리나 딱정벌레에도 같은 비율이 맞는지는 직접 확인되지 않았어요.
  • 틀린다면 아마 낮게 틀린다. 지금 쓰는 말레이즈 덫의 표준형은 맵시벌 연구자 헨리 타운스가 설계한 덫을 고친 것이라 기생벌과 파리는 잘 잡지만, 딱정벌레·노린재·메뚜기 무리나 눈이 밝은 벌·개미는 덜 잡힙니다. 곤충 대부분이 고치벌아과보다 더 덜 잡혔다면, 16.2%로 나눈 값은 오히려 모자란다는 논리예요.

저자들은 이 논리의 약점도 스스로 짚습니다. 핵심 덫의 고치벌아과(부분)를 세 경로를 합친 고치벌아과(전체)와 견주는 건 통계에서 꺼리는 '부분과 전체의 비교'라는 점을 논문이 직접 언급하고, 비교의 목적이 검정이 아니라 추정이라 괜찮다고 판단했다고 적어요. 다른 채집법을 함께 썼다면 몇 종이 더 나왔을지도 파나마 바로콜로라도섬의 자료로 가늠해 봤어요. 핵심 덫이 본 약 5만 4천 종이 약 14만 5천 종이 됐을 거라는 계산이 나왔지만, 기준으로 삼은 파나마 조사의 말레이즈 채집량을 두 배로 가정하기만 해도 9만 9천으로 31% 줄어서 "확신을 갖고 추측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방향은 위쪽이지만 크기는 모른다는 거예요.

05코스타리카에서 지구로 — 어떤 잣대로 키울까

두 번째 단계는 더 대담합니다. 한 보호구역의 33만 종을 지구 전체로 키워야 하니까요. 연구진은 지구 전체 종 수와 ACG 종 수를 둘 다 믿을 만하게 아는 다른 생물 무리를 잣대로 삼았습니다. 기본 잣대는 나무예요. ACG의 나무는 공저자인 코스타리카 국립박물관 식물표본관의 넬손 사모라가 1,200~1,500종으로 추정했고, 지구 전체의 나무는 2022년 연구가 73,274종으로 추정했습니다. 지구가 ACG보다 나무 종이 약 61배 많으니, 곤충도 그만큼이라고 보면

332,846종 × 61 ≈ 2030만 종 — 논문이 대표값으로 고른 숫자입니다.

여기에 이 연구의 두 번째 큰 가정이 있습니다. 곤충 종 수와 나무 종 수의 비율이 ACG에서나 지구 전체에서나 같다는 가정이에요. 그리고 잣대를 무엇으로 고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연구진은 여덟 가지 잣대를 모두 계산해 보충 데이터에 실었어요. 직접 골라 보세요.

잣대를 바꾸면 지구의 곤충 수가 바뀝니다

논문 보충 데이터(Dataset S1)의 값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막대는 ACG 곤충 추정치(332,846종)에 각 무리의 '지구 ÷ ACG' 배수를 곱한 값이고, 가로선은 95% 신뢰구간입니다. 초록 막대는 논문이 채택한 네 잣대, 회색 막대는 제외한 네 잣대예요.

어느 무리를 잣대로 쓸까요
가로 막대그래프. 여덟 가지 잣대로 키운 지구 곤충 종 수 추정치가 위에서부터 큰 순서로 나열돼 있다. 나무 2030만, 감소 전 양서류 1850만, 포유류 1610만, 산누에나방과 1420만 종은 논문이 채택한 잣대이고, 잠자리류 1180만, 새 640만, 박각시과 460만, 나비 450만 종은 서식 범위가 넓어 제외된 잣대다. 통용 추정 600만 종 자리에 노란 점선이 세로로 그어져 있다. 0 1000만 2000만 2500만 통용 추정 약 600만 나무20.3 양서류(감소 전)18.5 포유류16.1 산누에나방과14.2 잠자리류11.8 새6.4 박각시과4.6 나비4.5 막대 끝 숫자: 백만 종 · 초록 = 채택 · 회색 = 제외
ACG의 종 수
1,200종(사모라 추정의 낮은 쪽)
지구의 종 수
73,274종
배수(지구 ÷ ACG)
약 61.1배
지구 곤충 추정
약 2030만 종 (1870만~2230만)
중앙값 서식 범위
약 23.1만 km² — 채택(기준 30만 km² 이하)

논문이 고른 대표값입니다. 곤충처럼 나무도 맡은 기능과 퍼지는 방식이 다양하고, 파나마 열대림 조사에서 조사구를 더해 갈수록 누적 곤충 종 수가 누적 나무 종 수와 뚜렷하게 함께 늘었다는 것이 연구진이 나무를 기본 잣대로 삼은 이유예요.

신뢰구간은 ACG 곤충 추정치의 불확실성만 반영합니다. 잣대 무리의 종 수(예: ACG 나무가 1,200종인지 1,500종인지)가 틀릴 가능성은 이 구간에 들어 있지 않아요. 나무만 해도 ACG 1,200/1,500종 × 지구 60,065/73,274/89,147종의 여섯 조합이 가능하고, 그 결과는 1333만~2473만 종으로 벌어집니다.

막대를 넘겨 보면 곧 눈에 띕니다. 나비나 박각시로 키우면 약 450만 종으로, 오히려 통용 추정보다 낮아져요. 그런데 연구진은 이 네 잣대를 뺐습니다. 이유는 서식 범위예요.

한 종이 사는 범위가 좁은 무리일수록 지역을 옮길 때마다 종 구성이 확 바뀝니다. 그러면 한 지역에서 지구 전체로 갈 때 종 수가 훨씬 많이 불어나요. 연구진이 여덟 무리를 비교해 보니 '지구 ÷ ACG' 배수는 실제로 서식 범위 중앙값과 반대로 움직였습니다(여덟 무리로 구한 결정계수 0.67). 나비·박각시·새·잠자리는 한 종이 대개 80만 km²(이집트 넓이) 넘게 퍼져 사는, 크고 잘 나는 무리예요. 반면 기생벌·파리처럼 종이 아주 많은 무리를 포함해 ACG 곤충 대부분은 기주·서식지·기후에 묶여 좁게 산다는 게 저자들의 판단이고, 실제로 고치벌아과는 덫 사이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공유하는 종의 비율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서식 범위 중앙값이 30만 km²(이탈리아 넓이)를 넘는 무리를 잣대에서 뺐어요. 남은 네 잣대가 1420만~2030만 종, 평균 1730만 종입니다.

이 선택은 근거가 있는 설계입니다. 다만 두 가지는 알고 읽는 게 좋겠어요. 첫째, 논문 스스로 이 30만 km² 기준을 "임의적이지만 보수적으로 높게 잡은" 선이라고 적습니다. 둘째, ACG 곤충의 서식 범위는 직접 잴 수 없어서, 곤충이 좁게 산다는 건 고치벌아과의 자료와 정황에서 나온 판단이에요. 이 판단이 맞다면 '넓게 사는 무리'를 뺀 건 정당하고, 틀렸다면 숫자는 내려갑니다.

양서류 쪽에도 작은 사연이 있습니다. ACG의 양서류는 1980~90년대 대량 감소를 겪었는데, 보충 데이터에 '현재' 값으로 실린 81종을 쓰면 곤충 추정이 3660만 종으로 뛰어요. 연구진은 감소 이전을 복원한 약 160종(박물관 기록 80종에 2배 보정)을 썼고, 보충자료에서 이것이 추정을 낮추는 쪽, 곧 보수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합니다.

06'최소'라는 말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저자들의 결론은 이 숫자들이 과대평가보다 과소평가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근거는 이래요.

  • 우듬지를 안 봤다. ACG의 덫과 애벌레 채집은 모두 땅 가까이에서만 했습니다. 다른 열대림 연구에서는 땅 높이의 말레이즈 덫이 파리 종의 38.4%를 놓쳤고, 파리 종의 51%가 지상 0~3m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며, 코스타리카 라셀바 숲 개미 539종 중 3분의 1은 우듬지에서만 나왔다고 논문이 인용합니다.
  • 다른 채집법을 안 썼다. 흙을 거르는 장치, 함정, 불빛 덫 등을 함께 썼다면 종이 더 나왔을 겁니다(크기는 위에서 봤듯 가늠이 어렵습니다).
  • 고위도에서도 기생벌은 적지 않다. 나무는 열대에서 극지로 갈수록 종이 확 줄지만, 기생벌은 오히려 북위 30~60도에서 가장 많다는 분석이 있어요. 실제로 캐나다 곤충 바코딩 결과(추정 9만 4천 종)를 캐나다 나무 234종으로 나누면 나무 한 종당 곤충 약 402종으로, ACG의 약 277종보다 많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약 271종으로 ACG와 비슷했고요(두 지역의 곤충 수는 이번 연구와 다른 방법으로 추정한 값입니다). 곤충 대 나무 비율이 열대에서 가장 높다는 보장이 없으니, 열대 비율을 지구 전체에 쓴 건 낮게 잡은 쪽일 수 있다는 논리예요.
  • 풀밭과 민물이 빠졌다. ACG는 거의 숲이라, 초원이나 민물에 사는 곤충은 이 계산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해 두는 게 정확하겠어요. 이 연구에서 통계적 방법으로 직접 추정한 하한은 ACG 고치벌아과 약 2,394종(95% 신뢰구간 2,221~2,604)까지입니다. 이것도 'BIN을 종으로 본다', '같은 방법·같은 장소'라는 조건이 붙은 추정값이에요. 그다음 두 단계 — 곤충 전체가 기생벌과 같은 비율로 덜 잡혔다는 가정, 곤충 대 잣대 무리의 비율이 지구 어디서나 같다는 가정 — 는 신뢰구간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간접 증거(다른 기생벌 아과와의 비교, 서식 범위 회귀, 고위도 자료)로 뒷받침했지만, 직접 검정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 논증이 대부분 숫자를 더 키우는 방향이라고 보여 줬고, 잣대 선택처럼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지점에는 근거와 함께 선을 그었습니다. '적어도 1400만'은 이런 논증들을 받아들일 때의 하한입니다.

외부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600만 안팎의 낮은 추정을 이끌어 온 당사자인 곤충학자 나이절 스토크(그리피스대)가 Scientific American에 이 결과를 "게임 체인저"라고 평했어요. 자기 추정이 뒤집히는 쪽의 평가라 무게가 있습니다(스토크는 출판 전 원고에 의견을 준 사람으로 감사의 글에도 이름이 올라 있어요). 전 지구 곤충 종 수는 원래 다른 연구진이 다른 자료로 다시 셈하면서 수렴해 가는 숫자라, 이 결과도 독립된 재현을 기다리는 단계로 보는 게 맞습니다.

07보도에서 가려 읽을 것

이 논문은 7월 초 한국어로도 소개됐습니다. 원문과 대조하면 몇 군데를 가려 읽을 필요가 있어요.

  • "곤충, 3배 많은 2000만 마리." 위에서 말한 대로 종입니다. 같은 기사 본문은 종으로 적었어요.
  • "곤충학자들이 40년간 틀렸다." 논문이 말하는 40년은 곤충학자들이 종 수를 추정하려고 시도해 온 기간이고, 출발점으로 꼽히는(논문 표현으로 가장 도발적인) 어윈의 3000만은 오히려 이번 결과보다 컸습니다. 600만이라는 합의는 주로 2000~2010년대의 추정들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논문도 600만이 '아마 너무 낮다'고 강하게 주장하긴 합니다. 다만 이번 결과는 '틀렸다'의 증명이 아니라 다른 가정 위의 새 추정이에요.
  • "ACG에 5년 동안 설치한 15개의 말레이즈 트랩." 논문에 따르면 덫마다 2년 또는 7년이었고 합계 69 덫-년입니다.
  • 게재일. 온라인 게재는 2026년 6월 29일입니다(Crossref 기준). 한국어 기사는 6월 30일 자로 적었는데, 시차 때문일 수 있어요.

어느 것도 논문의 결론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다만 '종'과 '마리'는 이 이야기 전체의 단위라, 거기서부터 어긋나면 나머지를 아무리 정확히 옮겨도 뜻이 달라져요.

08교실로 가져오면 — 표본으로 전체를 추정하기

중학교 과학에서 생물다양성은 유전적 다양성·종 다양성·생태계 다양성의 세 요소로 배웁니다. 이 논문은 그중 종 다양성을 전 지구 규모로 세려는 시도예요. 그리고 수학 시간의 표본 조사와 같은 고민을 합니다. 전수 조사가 불가능할 때, 일부를 뽑아 전체를 추정하려면 그 일부가 전체를 닮아야 하죠. 이 연구의 가정 두 개가 모두 그 '닮았다'에 관한 것입니다.

호수의 물고기 수를 세는 포획-재포획법도 같은 뿌리입니다. 처음 잡은 물고기에 표시를 해 놓아주고, 다시 잡았을 때 표시된 물고기의 비율로 전체를 가늠하죠. 두 번째 그물에 표시된 물고기가 드물수록 호수에는 물고기가 많습니다. 단, 모든 물고기가 똑같이 잘 잡힌다는 전제가 있어요 — 이 전제가 깨지는 게 바로 위에서 본 '경로마다 잘 잡는 종이 다르다'는 문제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세 그물이 서로 겹치지 않을수록 못 본 종이 많았어요.

수업에서 이렇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비를 잣대로 쓰면 왜 숫자가 작아질까? 그리고 우리 학교 화단의 곤충 종 수를 추정하려면, 채집 방법을 몇 가지로 나눠야 하고 무엇을 세어야 할까?

SIM 생물다양성의 세 가지 요소
유전적·종·생태계 다양성 — 이 논문이 세려는 건 그중 종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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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 생물 분류 체계
종·과·목 — 고치벌과 안의 고치벌아과는 어디쯤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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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 변이와 생물다양성
DNA 차이로 종을 가르는 바코딩의 바탕 — 같은 종 안의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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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정리
  • 기초(Colwell·Guzman·Sharkey 외, PNAS 2026) — 코스타리카 ACG의 말레이즈 덫 15개(69 덫-년)에서 잡은 곤충 1,633,855마리를 모두 바코딩해 53,945종(BIN)을 얻었다.
  • 못 본 종 — 기생벌 고치벌아과를 세 경로로 모아 1,414종을 관찰했고, 경로 간 겹침으로 적어도 2,394종이라고 추정했다. 핵심 덫은 그중 16.2%만 봤다.
  • 곤충 전체 — 같은 비율을 곤충 전체에 적용하면 ACG 곤충은 약 33만 3천 종.
  • 지구 — 나무 잣대(약 61배)로 약 2030만 종, 서식 범위가 좁은 네 잣대로 1420만~2030만 종(평균 1730만). 나무 잣대의 종 수 조합만 바꿔도 1333만~2473만. 넓게 사는 무리를 잣대로 쓰면 450만~1180만 종.
  • 단서 — 통계적 하한은 기생벌 단계까지이고, 곤충 전체와 지구로 키우는 두 단계는 가정 위의 논증이다. 저자들은 대부분의 편향이 숫자를 키우는 방향이라고 본다. 독립 재현은 아직 없다. 단위는 '마리'가 아니라 '종'.

이름이 붙은 곤충이 약 100만~150만 종이니, 이 추정이 맞다면 곤충의 열에 아홉 안팎은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 로버트 콜웰은 Scientific American에 이 일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낼 수는 없다며, 곤충 분류학자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어요. 이름 대신 DNA 바코드 번호로 먼저 세는 방식이 이 논문의 출발점이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글의 근거 — 1차 자료
  1. R. K. Colwell, L. M. Guzman, D. Steinke, A. Chao, D. H. Janzen, W. Hallwachs, A. Baker, J. L. Fernández-Triana, P. D. N. Hebert, F. Joyce, R. Puschendorf, D. L. J. Quicke, R. Rougerie, M. A. Smith, N. Zamora, M. J. Sharkey, Constructing a lower-bound estimate of the global number of insect species on a hyperdiverse empirical foundation. PNAS 123(27), e2524283123 (2026-06-29 온라인; 투고 2025-09-12, 수락 2026-05-11). 서지·저자는 Crossref로 대조했다(CC BY 4.0, 정정 기록 없음). 전문을 Europe PMC(PMC13342947)의 JATS XML로 받아 직접 읽었다. 이 글의 모든 수치(표본 수, 벤 다이어그램 7개 값, 하한·점 추정과 신뢰구간, 0.162, 332,846, 잣대 선택 기준, BIN 정확도, 우듬지·고위도 논거, 바로콜로라도섬 비교, 캐나다·캘리포니아 비율)는 이 전문에서 옮겼다. 논문 안의 사소한 불일치도 적어 둔다: 핵심 덫 표본이 결과 절은 1,633,855마리, 방법 절은 BIN을 받은 표본 1,653,327개로 적혀 있고, 종 수는 한 곳에서 53,946으로 적혀 있다. 덫 운용 기간(2년×6 + 7년×9 = 75)과 논문의 합계 69 덫-년은 서로 맞지 않는데, 중단 기간 등의 이유는 논문에 설명되지 않았다(이 글은 논문의 69를 따랐다). ACG의 나무 한 종당 곤충 수를 논문은 한 문장 안에서 278·277로 함께 적었다.
  2. 같은 논문의 보충자료 PDF(부록 S1·S2, 표 S1~S4, 그림 S1~S10)와 Dataset S1 엑셀을 Europe PMC에서 받아 읽었다. 인터랙션의 여덟 잣대 값(ACG·지구 종 수, 배수, 추정치와 신뢰구간, 서식 범위 중앙값)은 Dataset S1의 'Representative data' 표를 그대로 옮겼다(새는 이 표의 576종 기준; 다른 표에는 660종 기준 값도 있다). 나무 여섯 조합의 범위(1333만~2473만), 현재 양서류 81종 기준 값(3656만), 점 추정 경로의 값(나무 기준 약 2891만)도 Dataset S1에서 확인했다. 감소 전 양서류 약 160종이 박물관 기록 80종에 2배 보정을 한 값이며 보수적 선택이라는 설명은 부록 S2. 본문과 보충자료 목차는 표 S1이 ACG 나무 1,500종에 맞췄다고 적지만 보충자료의 표 S1 제목은 1,200종으로 적혀 있다. '현재' 양서류 81종은 Dataset S1에만 있고, 부록 S2는 확인된 최소 69종(그중 현재 발견 가능 59종)으로 적어 서로 맞지 않는다.
  3. N. E. Stork, How many species of insects and other terrestrial arthropods are there on Earth? Annu. Rev. Entomol. 63, 31–45 (2018), DOI. PubMed 초록에서 딱정벌레 약 150만·곤충 약 550만·육상 절지동물 약 700만 종, 이름 붙은 곤충 약 100만 종, 80%가 미발견이라는 서술을 확인했다. 이번 논문의 참고문헌 9번.
  4. X. Li, J. J. Wiens, Estimating global biodiversity: The role of cryptic insect species. Syst. Biol. 72, 391–403 (2023), DOI. PubMed 초록에서 약 100만 종의 기재 곤충, 형태 종 하나당 평균 3.1개의 은밀종 추정을 확인했다. '약 2100만 종'은 이번 논문이 이 연구를 요약한 값이다(참고문헌 14번).
  5. T. L. Erwin, Tropical forests: Their richness in Coleoptera and other arthropod species. Coleopt. Bull. 36, 74–82 (1982). 원문은 읽지 않았다. '육상 절지동물 3000만 종'과 'back-of-the-envelope guess'는 이번 논문의 서술(참고문헌 8번).
  6. 튜링의 아이디어와 굿의 발표: 이번 논문 본문이 "Alan Turing's discovery"로 적고 I. J. Good, The population frequencies of species and the estimation of population parameters. Biometrika 40, 237–264 (1953)를 인용한다(참고문헌 59번). 대만의 한 대학에서 일어난 A형 간염 사례는 논문이 Chao(2015, 참고문헌 34)를 들어 소개한 예이고, 추정량 자체의 출처로는 A. Chao 외 Stat. Med. 20, 3123 (2001)(참고문헌 32)이 인용된다.
  7. E. A. Brown, Earth is home to 20 million insect species—three times more than we thought, Scientific American(2026-07-01). 스토크의 "game changer" 평가, 콜웰의 분류학자 부족 발언을 확인했다. 스토크가 원고에 의견을 준 사람으로 감사의 글에 있다는 것은 논문 원문("We thank Nigel Stork, the Editor, and three peer reviewers for comments")에서 확인했다.
  8. University of Connecticut, There May Be Three Times as Many Insect Species as Previously Thought(UConn Today, 2026-07). 대학 보도자료. 이 자료는 기재 곤충을 120만 종으로 적었다(이 글은 스토크 2018·리·윈스 2023의 '약 100만 종'을 따랐다).
  9. 유용하, "곤충학자들이 40년간 틀렸다"…곤충, 3배 많은 2000만 마리 [달콤한 사이언스], 서울신문(2026-07-03). 제목의 '마리', 본문의 "5년 동안 설치한 15개의 말레이즈 트랩", "600만 종 … 지난 40년 동안 표준", "PNAS 6월 30일 자" 표현을 확인했다.
  10. 인터랙션은 Dataset S1의 값을 그대로 옮긴 막대그래프이며, 새로 계산하거나 모형을 더하지 않았다. 본문의 나눗셈(388 ÷ 2,394, 53,945 ÷ 0.162, 666+132+246 = 1,044 → 약 4분의 3, 403 ÷ 1,414)은 논문 값으로 이 글이 다시 계산해 논문 값과 일치함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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